[잡설] 기본기 - 농구에 관하여 농구 관련

내가 농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였다.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커서 또래 친구들보다 "골대 밑에서의 득점" 혹은 "골대 밑에서의 리바운드"를 잘할 수 있었고, 이는 내가 "농구"를 잘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더욱 농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잘하고 싶어서 연습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아이버슨이라는 미국 선수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190cm도 되지 않는 선수가 2m 가 넘는 장신선수들 사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나는 "농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놀이를 하고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놀이"가 아닌 진짜 농구를 하기 위해 그 때부터는 인터넷 동영상 등을 참고하며 "기술들"을 익히려고 노력했다. 그 때는 기본기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드리블을 화려하게 잘 하면 기본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절 길거리 농구 스타였던 안희욱 선수의 영상이나 외국의 길거리 농구 선수들의 영상을 많이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의 목표는 "키가 커서 농구하기에 유리한 사람" 에서 "키도 큰 데 기술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키는 큰데 스피드가 느려서 돌파를 잘 못한다는 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서 아이버슨이 주로 사용하던 "크로스오버" 라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연습을 하고 나니 이제 어느정도 크로스오버 라는 기술을 흉내는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실전 경기에서 사용할 수 가 없었다는 것인데 아마도 많은 농구인들이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크로스오버라는 동작의 특성상 손바닥이 하늘을 보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공을 들어올리는 "리프팅" 이라는 과정이 필수적이고, "리프팅"을 위해서는 예비드리블이 필요했다. 실전에서 크로스오버를 사용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예비드리블"을 시작하게되고 이 순간 공을 뺏기는 일이 잦았다. 예비드리블을 치는 순간에 머릿속에는 오로지 크로스오버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어서 동작 자체가 느려졌을 뿐더러 수비수의 손을 피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몇번 공을 빼앗기고나니 다시 자신감을 잃게되어서, 농구 경기중에 나는 다시 골밑 자리를 찾아들어가게 되었고, 크로스오버 라는 기술은 내 농구 역사속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날은 농구 선수출신의 사람을 한분 만나서 진짜 기본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은 화려한 드리블 기술 없이 공을 잡는 순간의 스텝으로 앞의 수비수를 제쳐낸다고 하셨고, 공을 항상 강하게 손목을 이용해서 튕기듯 드리블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순간 머릿속을 강하게 때리는 무언가가 있어 바로 농구장으로 가서 손목만으로 하는 드리블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의식하지 않아도 드리블을 강하게 치게 되었고, 공을 튕기는 매 순간 리프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농구장에서 나는 크로스오버를 내가 사용하고 싶은 순간에 예비동작 없이 구사하기도 하고, 크로스 오버를 하듯 페이크를 준 뒤 점프슛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제야 내가 크로스오버를 사용할 만큼 충분히 연습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하고 나니 기본기라는 것은 예비동작을 줄여주는, 혹은 동작의 군더더기를 없애주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는 크로스오버라는 기술에 한정되어있지만 사실은 공을 잡는 순간 점프를 하며 스텝을 잡는다든지 공을 보지 않고 드리블을 한다든지 하는, 농구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본기들은 많은 고급기술들과 연관되어 있다. 또한 기본기가 충실한 사람만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에 필살기를 군더더기 없이 꽂아넣을 수 있다.

덧글

  • 퍽인곪아 2017/08/03 12:21 # 답글

    기본기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물론 그게 무지하게 재미 없는게 사실이지만 진짜로 농구를 잘하고 싶으면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드리블 연습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그게 진짜진짜 중요한거죠.
    저도 농구를 초등학교때부터 좋아했는데 기본기 그런거 없고 그냥 즐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인터넷 매체나 유투브같은게 있었으면 아마도 그런거 보면서 연습을 했을텐데 ^^. 제가 운동하는 농구모임에서도 어린 친구들 보면서 기본기를 연습하라고 꼰대질하긴 하지만 현실은 제가 기본기가 꽝이라 언제나 발린다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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